이야기박스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경제 여파 - 농업 부문 본문
들어가기에 앞서
역사에 크게 기록될만한 사건이 지금 펼쳐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스스로 인사이트를 창조하기엔 제가 많이 부족하다 느껴, 다른 문서들의 내용을 번역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려고 이 포스팅을 작성하였습니다.
포스팅을 읽는 분들도 재미로만 한번 스쳐 지나가듯 보시면 될 듯합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관련된 석학들의 다양한 시각 포스팅은 아래에 링크를 달아두었습니다.
요약
- 우크라이나-러시아가 농산품의 주요 수출국이었지만, 다른 생산국에서 이 수출품들을 메워줄 수 있을 듯합니다. 단, 단기적인 농산품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우크라이나-러시아의 농산물은 주로 흑해를 통하여 중동, 북아프리카로 흘러갔었습니다.
-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크게 대두되었지만, 이전 갈등부터 타 주요 수출국들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수출 파이를 조금씩 가져온 듯 보입니다.
- 호주는 최근 몇 년간 풍작이 연속되고 있어 각종 후방산업도 잘되는 듯 보입니다.
- 미국은 올해 흉작이 예상되어 밀 생산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합니다.
- 농산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 가공업체들이 수혜를 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경제 전망, 그중에서도 농업 부문을 중심으로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아래 문서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https://apps.fas.usda.gov/psdonline/circulars/grain.pdf
우크라이나-러시아 근방 지역은 우리말로 흑토(초르노젬)라고 하는 검은흙의 토양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인산, 인, 암모니아가 많은 부식토로 농업 생산량이 매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장소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보니 전 세계 농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 2월 24일부터 상업 활동을 위한 항구 사용을 중단
- 러시아: 각종 경제 제재 및 높은 보험료
특히 이 지역의 주요 생산 품목으로는 밀과 옥수수, 보리가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밀, 옥수수에 대해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 밀 (Wheat)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의 주식이죠. 심지어 쌀을 주식으로 삼는 동양권에서조차 최근 밀 섭취량이 크게 늘었으니, 이번 전쟁이 주는 타격은 적지 않습니다.
아래는 2021/2022 주요 밀 수출국 비율을 표시한 차트입니다.
우크라이나 &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10 퍼센트, 러시아는 16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두 국가의 합은 전 세계 밀 공급의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의 밀은 대부분 연초에 수출이 되는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수출에 큰 지장이 있는 듯합니다.
흑토는 흑해 부근에 크게 분포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이곳은 이번 전쟁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농경지에 피해가 가게 되면 전후에도 농경지 복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생산/수출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이번 전쟁으로 밀 가격이 급등하였고 이로 인해 수입자가 수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입자들은 기존에 쌓아둔 재고로 소비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직까지는 거래가 매우 적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생산된 밀은 흑해를 통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로 많이 수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해 해당 지역들은 밀 및 각종 농산품 수급에 큰 지장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해당 지역이 생산/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호주에서는 풍년이 거듭되어 밀 생산 및 수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2021/2022년 수출량은 100만 톤이 증가한 2700만 톤으로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경신하였다고 합니다.
호주는 수년 전에도 풍작을 겪은 적 있었지만, 수확 및 운송에 대한 인력 부족으로 수출이 크게 늘리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몇 개월치 선적 예약이 밀려있을 정도로 수출량을 크게 늘렸다고 합니다.
호주의 원래 주요 타깃 고객은 아시아였지만, 올해는 위에서 언급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밀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도
인도도 세계적인 밀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는 수출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수출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서 수입 공백이 생긴 중동 및 북아프리카 고객을 호주와 마찬가지로 노린다고 합니다.
인도는 이번 달에만 수출이 300만 톤에서 1000만 톤으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땅도 넓고 인구도 많다 보니 수출량 증가 폭이 큰 것 같습니다.
인도는 운송 거리는 흑해 수출국보다 길지만,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밀 수출국 대열에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터키
터키는 밀 생산국이기도 하지만 큰 밀 수입국이기도 합니다. 터키는 밀을 수입 하여 밀가루 및 파스타와 같은 제품을 재수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쟁으로 밀 공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터키에서는 밀을 1월에 톤당 $341~351에 구입하였으나 3월 초에는 톤당 $409~$517까지 구입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인 점은 터키는 많은 양의 밀이 이미 재고로 저장되어 있고, 새로운 입찰 계약은 6월이라 가격이 안정되기를 기다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미국 또한 세계적인 밀 생산지입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밀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중 HRW(Hard RedWinter), SRW(Soft RedWinter) 두 종류가 흑해에서 생산되는 밀과 비슷한 유형의 밀이라고 합니다.
SRW의 호가는 톤당 $190이 급등하여 $529가 되었고, HRW은 톤당 $162가 증가하여 $539가 되었습니다.
타국보다 가격 증가폭이 큰데, 이는 미국의 최대 밀 생산지인 캔자스 지역의 흉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 옥수수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에 있어서도 주요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옥수수도 수출도 밀과 비슷한 양상으로 타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요 수입국의 옥수수 공급량은 밀에 비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옥수수 생산국들이 수출량을 늘려서 이를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계 시장의 옥수수 공급량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지만, 밀과 마찬가지로 입찰가는 급등하였습니다.
국가 | 입찰가 증가폭 ($/ton) | 입찰가 ($) |
우크라이나 | 56 | 340 |
아르헨티나 | 61 | 343 |
브라질 | 52 | 349 |
미국 | 58 | 353 |
흑해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의 수출 경로는 위에 밀의 예시에서 보았듯이 흑해를 지나 중동-북아프리카로 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밀의 경우에도 호주, 인도, 미국 등 여러 국가가 위 시장에 진입하려고 한 것 같이, 옥수수 시장도 미국이 오래전부터 진입을 시도하는 듯합니다.
위 차트를 보면 2017/2018 시즌까지는 높은 수출을 하고 있었지만, 2018/2019 시즌에는 수출량이 급락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점차 다시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재밌게도 미국 농장 가격이 올랐습니다. 부셸당 20 센트가 올라서 평균 $5.65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 분석 / 전망
농산품은 원자재에 속하기 때문에 `공급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소비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생각됩니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겠다고 하였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정세가 불안정해져 속도 조절을 하려는 듯합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진 만큼 물가가 잡히려면 시간이 더욱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주는 농산품에 대한 공급 충격이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지만, 밀 소비량도 꾸준히 늘어고 있죠.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은 세계 최하위라 밀 가격 상승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밀가루와 같은 가공 식재료부터 라면, 치킨 등 다양한 가공식품까지 수많은 후방 산업들의 상품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뉴스들을 살펴보니 일정 수준에서의 원자재 상승은 이들을 가공하는 후방 업체에게 수혜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원가 상승을 계기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업종이라는 거죠. 이렇게 올라간 가격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간다고 쉽게 내려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농산품의 가격 상승 때 농심, CJ제일제당, 오뚜기와 같은 식품 가공업체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 당장은 전쟁으로 인해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이는 다른 국가에서 생산하는 곡물로 인해 금세 안정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때가 되면 가공 식품 업체들은 크게 이익을 볼 것이라 보입니다.
참고로 빵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안 그래도 비싼 빵이 더욱 비싸질 거라 생각하니 암담할 뿐입니다.
기타 참고
# bbc,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이어질까?
# 우크라이나 산업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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